용신(用神)이란?
이 사주가 균형을 잡는 데 가장 필요한 기운.
사주를 방 하나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 안에 나무·불·흙·쇠·물 다섯이 들쭉날쭉하게 쌓여 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나예요 — 태어난 날 위 글자의 오행이 나거든요. 어떤 방은 내 쪽으로 잔뜩 쌓여서 쓰고도 남을 힘이 있고, 어떤 방은 반대편으로 쌓여서 내가 감당할 것보다 짐이 많아요. 용신은 딱 한 질문의 답이에요. '다섯 중에 무엇이 오면 이 방이 평평해질까?'
전통이 쓰는 규칙은 한 문장이에요. 센 것은 눌러 주고, 여린 것은 받쳐 준다. 타고난 힘이 세면 그 힘을 덜어 내거나 잡아 주는 오행이 반갑고, 힘이 여리면 나를 먹여 주는 오행이 반가워요. 그래서 용신은 행운의 부적이 아니에요. 이 방에 모자란 것이 무엇인가, 그 답일 뿐이에요.
먼저 방의 무게를 재요. 위 글자(천간)는 1로 세고, 아래 글자(지지)는 그 안에 숨은 글자(지장간)의 비율대로 나눠 세요. 그래야 물 일간이 임(壬)이나 계(癸)를 품은 지지에 앉았을 때 '겉보기'가 아니라 '진짜로 뿌리내렸다'는 것이 숫자에 잡혀요. 태어난 달의 아래 글자에는 3배를 더 얹어요 — 계절이 대부분을 정하기 때문이에요. 아래 글자 셋이 삼합(三合)을 이루면 그 오행에 3, 왕지를 낀 반합이면 1.5, 계절이 한 방향으로 모인 방합(方合)이면 3을 더해요.
그다음 그 무게를 둘로 갈라요. 한쪽에는 나와 함께 서는 것과 나를 먹이는 것(비겁 + 인성), 다른 쪽에는 내가 만들어 내는 것과 내가 다루는 것과 나를 누르는 것(식상 + 재성 + 관성)을 놓아요. 앞쪽이 전체의 55%를 넘으면 신강(身強), 45%에 못 미치면 신약(身弱), 그 사이면 중화(中和)로 읽어요. 신약이면 나를 생하는 오행을 먼저 잡고 그다음이 나 자신이에요. 신강이면 식상·재성·관성 중에서 사주에 가장 적은 것부터 잡아요. 중화면 다섯 중 가장 적은 둘을 잡아요.
그 위에 한 층이 더 있어요. 온도, 곧 조후(調候)예요. 여름 달에 난 사주는 뜨거워서 물을 청하고, 겨울 달에 난 사주는 차가워서 불을 청해요. 그 필요가 실제로 있으면 그 오행이 목록 맨 앞으로 올라와요. 복키는 조후가 끼어들기 전의 답을 따로 쥐고 있어요. 그래야 '억부로는 토(土)인데 이 사주가 더워서 조후로는 수(水)가 먼저'라고 정직하게 갈라 말할 수 있거든요. 최종 목록의 첫째가 용신이고, 둘째를 전통은 희신(喜神)이라고 불러요.
실제 코드에 넣어 돌린 세 사주예요. 1990년 5월 15일 14시 30분 서울은 庚午·辛巳·庚辰·癸未, 일간 庚, 받쳐 주는 쪽 비율 0.436으로 신약이에요. 억부만 보면 토(土) 다음 금(金)인데 사(巳)월이라 더워서 최종 목록은 수(水)·토(土)·금(金)이고, 아껴 쓸 기운은 화(火)예요. 1988년 11월 2일 9시 10분 부산은 戊辰·壬戌·辛酉·癸巳, 일간 辛, 0.728로 신강이고 계절이 덥지도 춥지도 않아 목(木)·화(火)·수(水) 순서에 아껴 쓸 기운은 토(土)예요. 2001년 2월 3일 23시 50분 서울은 庚辰·己丑·丁酉·壬子, 일간 丁, 0.093으로 아주 신약인데 축(丑)월이라 추워서 화(火)가 앞에 서고 목(木)이 뒤따라요.
우리는 두 층위만 써요 — 억부(抑扶)와 조후(調候)예요. 전통에는 용신을 잡는 다른 길도 있어요. 병약(病藥)으로 잡는 법, 통관(通關)으로 잡는 법, 그리고 일간이 아주 여릴 때 받쳐 주는 대신 센 쪽을 따라간다고 보는 종격(從格) 같은 것들이요. 복키는 그중 어느 것도 판정하지 않아요. 종격으로 보는 사람이 다르게 읽을 사주도, 우리는 다른 사주와 똑같이 억부로 읽어요.
용신은 유파마다 갈려요. 수백 년 동안 갈려 왔어요. 경험 많은 두 사람이 같은 여덟 글자를 보고 서로 다른 오행을 부를 수 있어요. 월령과 통근과 온도에 저마다 다른 무게를 두기 때문이에요. 우리 답은 셈이 적혀 있는 하나의 읽기이지, 유일한 정답이 아니에요. 믿을 만한 분이 다르게 말한다면 그분이 틀렸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리고 용신은 사람에 대한 판결이 아니에요. 복키는 그것으로 '오늘이 나를 받쳐 주는 날인지, 조금 더 차분히 갈 날인지'를 말할 뿐이에요. 삶이 어떻게 될지에 숫자를 매기지 않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 않아요.